▶ 위력 더 강해져 6m 높이 해일 예보…플로리다 공항 3곳 폐쇄
▶ 조지아·캐롤라이나·버지니아주까지 비상사태 선포 확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해안[로이터]
미국 남동부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근접하면서 플로리다 해안 지역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26일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허리케인 '헐린'(Helene)이 이날 오전 더 강해진 위력으로 최대 풍속 시속 105마일(약 169㎞/h)인 돌풍을 몰고 플로리다주 해역에 다가오고 있다.
이는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큰 허리케인 5개 등급 중 2등급에 해당하지만, 대형 허리케인으로 분류되는 3등급(시속 110마일)에 거의 다다른 수준이다.
헐린은 현재 플로리다 탬파의 남서쪽 해상에서 시속 22㎞ 속도로 북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NHC는 헐린이 이날 저녁 플로리다 북서부 해안에 상륙하면서 3등급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CNN 방송이 보도한 영상에는 이미 허리케인이 몰고 온 비로 플로리다 해안 지역의 도로 곳곳이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이 담겼다.
AP통신은 플로리다 빅벤드 지역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으며, 이 일대 고속도로의 주유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의 주도인 탤러해시 남부 해안에서는 최대 6m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보됐다.
탤러해시를 비롯해 게인스빌, 탬파 등의 저지대에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탤러해시 지방 기상청은 "예측이 맞는다면 악몽 같은 해일 시나리오가 나타날 것"이라며 "제발, 제발 대피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허리케인이 몰고 온 강풍으로 하늘길도 막혔다.
이날 탤러해시와 탬파, 클리어워터의 공항이 폐쇄됐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미국 내에서 약 1천2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허리케인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플로리다와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이어 버지니아주까지 확대됐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허리케인은 유난히 위험하다. 오늘 밤과 내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중부와 특히 서부 지역에 폭우와 치명적인 홍수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주민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CNN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 지역은 전날 밤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 이날 오전까지 19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 당국은 이 지역에 이날 저녁까지 51㎜가량 비가 더 내리면 '1천년에 한 번 있는'(1-in-1000-year) 강수 이변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NHC는 헐린이 내륙으로 이동함에 따라 약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빠른 전진 속도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남부 애팔래치아산맥을 포함한 미국 남동부 내륙을 완전히 관통해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헐린은 지난 6월 1일 시작된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의 8번째 폭풍으로 명명됐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기록적으로 따뜻한 해수 온도로 인해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 발생이 평년보다 더 잦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NHC는 헐린에 이어 열대성 폭풍 아이작(Isaac)이 전날 대서양에서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열대성 폭풍은 대양을 가로질러 이동하면서 점점 강해져 이번 주말께는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아이작은 현재 버뮤다에서 북동쪽으로 약 1천315㎞ 떨어진 지점을 지나고 있으며, 최고 풍속은 시속 80㎞로 주말까지 버뮤다 일부와 아조레스 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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