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편집국장 후보자가 임명동의 투표에서 잇따라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 끝에 경남신문이 새 편집국장을 맞게 됐다.
3일 경남신문은 신임 편집국장으로 이상권<작은 사진> 서울본부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 신임 국장은 5월28일 재적인원 48명 중 47명이 참여(투표율 97.9%)한 ‘제21대 편집국장 임명동의 찬반 의결대회’에서 36표의 찬성표(76.6%)를 얻어 절차를 통과했다. 1994년 경남신문에 입사한 그는 편집부, 사회부, 정치부를 거쳤고, 최근까지 서울본부장을 맡아왔다. 임기는 1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이번 인선 직전 회사가 지명한 후보자 2명이 잇따라 기자들의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앞서 1년 임기를 마친 전임 편집국장을 회사가 재지명했지만 투표 결과 부결됐고, 이후 새로 지명된 후보자는 반대표보다 많은 찬성표를 받았지만 과반에 1표가 모자라 낙마했다. 이례적으로 회사가 노조에 후보자 2인 추천을 부탁하고 이 중 1인을 지명한 끝에야 신임 편집국장을 임명할 수 있었다.
다자 간 경선방식이 아니라 회사가 지명 전권을 지닌 상황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경영진의 책임을 지적하는 평가가 나온다.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은 없었지만 회사에 대한 그간 기자들의 누적된 위기감, 불만이 이번 인선에서 복합적으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역 관공서·기업에 의존하고 단기 매출에 급급한 과거 경영방식, 이런 기조에 영향 받는 편집국 기자들의 환경, 디지털 혁신과 관련한 미래 비전 부재에 우려가 쌓여왔지만 지난 4월 취임한 새 경영진이 과도기 기간 제시한 보도·경영의 청사진이 기대에 못 미친 결과란 해석도 나온다.
5월28일 임명동의 통과를 알린 경남신문 기사에서 이 편집국장은 “도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는 지역언론 본분에 충실하겠다”며 “무엇보다 현장감 있는 기사를 우선하고, 디지털퍼스트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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