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조류 독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사람이 감염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보고된 감염 사례 61건 중 절반이 넘는 34건이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나타난 조류 독감 인체 감염 사례는 대부분 낙농장에서 젖소나 가금류 등 동물에 접촉한 경우이고, 아직 사람 사이의 전염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수백곳의 낙농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일상적 생활에 제약되는 보건 위기를 헤어 나온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는데, 비록 선제적 조치이긴 하지만 또 다시 방역 관련 비상사태가 발령된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조류 독감 확산으로 인해 계란 가격이 치솟고 상당수의 마켓들에서는 계란이 매장에서 사라져 살 수 없는 등 실생활 불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 내 조류 독감 확산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주 등이 한국의 중점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LA 등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에 입국하는 방문객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사전에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게 됐다니, 팬데믹 사태 때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두렵다.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여전한 상황에서 조류 독감 확산까지 겹친 올 겨울은 평소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결코 늦추지 말아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또 올해는 이콜라이나 노로바이러스 등의 식품 오염으로 인한 식중독 사례들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건 당국은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각종 감염병에 주의하면서 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자세로 비상사태를 잘 넘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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