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외식비 오르는 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주요 외식 품목들이 지난달에도 쭉 오르는 모습을 보였죠.
<기자>
여름철에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중의 하나인 냉면, 이제 서울에서의 평균가가 1만 1천923원, 1만 2천 원에 육박합니다.
유명 맛집 가격이 아니라 평균가가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서울시내 냉면 맛집이라는 곳들은 한 그릇 1만 5천 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죠.
소비자원이 가장 대중적인 대표 외식 품목 8가지에 대해서는 매달 가격 추이를 조사합니다.
이 8가지 품목 중에서 서울에서는 냉면과 비빔밥, 자장면, 칼국수, 김밥 5개 품목이 지난달에도 거듭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비빔밥이 이제 서울에서는 평균가가 1만 1천 원에 육박합니다.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면, 도시락이나 김밥 한 줄로 끼니를 때우지 않는 한, 직장인 점심값 1만 원도 넘어서 1만 원 그 이상 1만 원 플러스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게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그 김밥도 이제 서울 평균가는 한 줄에 3천462원까지 올라있습니다.
지난 5월에 사상 처음으로 1인분으로 보는 200그램당 2만 원을 돌파한 삼겹살도 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고요.
삼계탕 한 그릇은 석 달째 1만 6천885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계탕 역시 이제 서울 시내 맛집들은 1만 8천 원에서 2만 원 정도에 한 그릇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보양식 한 그릇 하자 선뜻 나서기 부담스러운 가격들입니다.
<앵커>
여러 물가 중에서도 유독 외식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금 37개월째, 2021년 6월부터 단 한 달도 빠짐없이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식비는 특히 우리가 만나게 되는 생활물가의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룟값에 인건비, 재료비용과 서비스 비용을 함께 보게 되고요.
임대료에 전기, 수도, 가스 같은 공공요금들과 이번에 배달의민족이 올리기로 한 배달 앱 점주 수수료 같은 것들까지 온갖 비용이 녹아 있습니다.
최근에 급등하던 물가가 좀 진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테면 농축산물 물가는 지난달에도 1년 전보다 7.3%가 올랐습니다.
그 전달에는 8.7%가 올랐었죠.
전체 물가 상승세의 3배 안팎 정도 급등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 달도 크게 다르기 어려워 보입니다.
장마철이기 때문에 특히 채소가격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고요.
특히 외국에서 많이 사들여 오는 올리브유 같은 기본재료, 조미료 가격 같은 것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기후 같은 요인들의 영향으로 급등해 있는데, 원화가 계속 힘이 약합니다.
환율이 잘 안 떨어지고 있죠.
수입해야 우리가 먹고 쓸 수 있는 것들의 가격을 더욱 올리는 요인이 되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음식값이 계속 오르면 음식점 운영하는 분들은 더 힘들어지겠죠.
<기자>
지난 1분기의 3인 가족 외식비 1년 전보다 6% 좀 넘게 늘어난 걸로 집계됐습니다.
이 정도의 상승폭은 외식비가 그만큼 비싸져서 쓰는 돈이 늘어난 정도지 부진했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숫자입니다.
외식비는 경기가 좋아서 사람들이 주머니에 돈이 두둑해서 나가서 외식을 많이 해도 오를 수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소비자가 외식하러 나가기도 부담스럽지만, 비용 부담으로 음식값을 올린 자영업자들도 힘듭니다.
서울에서 지난 1분기에 폐업한 식당, 코로나 사태로 사회가 문을 닫아걸다시피 했던 2020년에 근접한 4%에 이릅니다.
대출이자도 제때 갚지 못하고 연체하고 있는 자영업자 비율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정부가 여름철 식재료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수입해 들어오는 식재료들 관세를 낮춰주는 품목들을 늘렸고요.
또 배추나 무 같은 채소 물량을 확보해 놓는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고환율도 외환 당국이 더는 오르지 않도록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당장은 더 오르지 않도록 막는 정도지 환율이 당분간 크게 내리길 기대하기도 힘들고요.
지금 식품과 외식 물가 고비용 고물가를 해소할 뾰족한 방법을 찾는 게 당분간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