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자들, 판사 위협 가담에 판결 공개적 무시…단호히 거부돼야”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로이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이 되는 사법부의 독립이 법관에 대한 폭력과 판결 불복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미국 연방 대법원장의 우려가 나왔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31일 연방 법원 전체의 운영과 관련된 주요 현안을 돌아보는 '2024 연말 보고서'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는 폭력, 허위정보, 판결 불복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이 같은 불법적 행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특히 법관을 향한 적대적인 위협 빈도가 지난 10년 동안 3배 이상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불만을 품은 소송 당사자들이 여러 명의 판사와 그 가족에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들은 판사들이 취약한 상황에 처했음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로버츠 대법원장은 "오늘날과 같은 컴퓨터 시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협박이 가능하다"며 법관들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모욕적이고 분노에 찬 전화와 시위대의 집 방문이 이어지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유감스럽게도 공직자들 역시 최근 판사들을 위협하려는 시도에 가담해왔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은 사법부의 업무를 비판할 권리는 분명히 갖고 있지만, 판사에 대한 경솔한 발언이 다른 사람의 위험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공직자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허위정보 역시 사법부의 독립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적대적인 외국 행위자들이 사법부를 포함한 우리 정부의 모든 부문에 대한 공격 노력을 가속해왔다"며 여기에는 판결을 왜곡하거나 허위·과장된 서사를 사용해 민주주의 사회의 불화를 조장하는 일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행위는 "사법 체계를 왜곡시켜 공공의 신뢰를 해친다"며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에 대한 불복 행태 역시 단호하게 차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사법 업무의 본질이 아니며" 때론 판결이 행정권, 입법권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좋든 싫든, 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서 선출직 공직자들이 연방 법원 판결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며 위험성을 심화했다"며 "이러한 위험한 메시지는 비록 산발적이라고 해도 단호히 거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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