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주 특이한 여자지/어머니한테 소개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릭 제임스 ‘Super Freak’ 중)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다 ‘올리버 스톤의 킬러’가 떠올랐다. ‘수어사이드…’는, 악당과 초능력자들을 교도소에서 꺼내 모아 ‘드림팀’을 만들어 세상을 구한다는 황…
딱딱하게 굳어버린 내 마음을 만약 이제라도 곱게 접고 접을 수 있다면, 그래서 하늘을 향해 던질 수 있다면 나는 날 수 있을까. 내 곁에 언제나 가지런할 것 같던 그는 어느 바람 부는 날 저녁, 가벼운 마음을 종이처럼 접고는 노을 너머로 훌쩍 날아갔다. 두 팔을 벌렸지만 막지 못했…
영국인 리치 에드워즈(1967∼?)는 1995년 2월 1일 완벽하게 사라졌다. 팀 리더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와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한 날에 그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실종 2주 전부터 당일까지 그가 매일 200파운드씩 총 2800파운드를 은행에서 인출…
지난 일요일 오후, DJ 고 김광한(1946~2015)의 1주기 추모 음악회에 다녀왔다. 라디오 DJ에 대한 추모 콘서트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포털사이트 다음 ‘팝스다이얼’ 카페가 주최하고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서울 강남구 성암아트홀에서 열렸다. 1960년대 …
《 2016년 6월 29일 수요일 흐림. 남자의 여자의 여자. #214 Tegan and Sara ‘Boyfriend’(2016년) 》 “…선배, 근데 선배 솔직히 게이죠.” 거의 습격이었다. 몇 년 전 어느 날 저녁, 서울 인사동의 허름한 주점. 같이 막걸리를 마시던 여자 후배…
내가 죽은 자리에선 향수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두 번째 생이 있다면 꼭 예쁜 여자로 태어나 보고 싶다. 적당히 예쁜 여자 말고. 긴 속눈썹을 가만히 내리까는 것만으로 10만 개의 심장을 찢어발기는 조용한 폭군. 날 소유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숱한 이들이 해안 절벽에 부서…
해외 음악 페스티벌에 갈 때마다 그 축제만이 가진 개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주, 휴가를 이용해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노스 프리마베라 사운드’ 페스티벌(9∼11일)에 다녀왔다. 아이슬란드 록 밴드 시규어 로스가 신곡을 선보이는 순서부터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이…
어쩌면 음악의 예수일지도 몰랐다. 석양을 등지고 연주하는 그 악사. 이름 모를 그가 바닥에 열어 놓은 트럼펫 케이스를 향해 주머니에 있는 모든 동전을 조심스레 던졌다. 총 17센트(약 224원)였다. 적은 금액이나마 버스커에게 돈을 줘 본 건 처음이었다. 시답잖은 비평이나 해 …
‘토크 콘서트’가 인기를 끌 때부터 뭔가 손을 썼어야만 했다. ‘과학 콘서트’ 붐이 일더니 ‘신문 콘서트’를 지나 얼마 전엔 ‘기생충 콘서트’라는 책까지 나왔다. 콘서트의 참된 의미가 욕본다. 사단법인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CONsortium of CERTs)에 …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생각해 본 적 없다. 2012년,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영국 가수 모리시가 내한했을 때도 흔들림 없었다. 그가 공연 중 끔찍한 소 도살 화면을 배경으로 노래를 부른 순간에도. 커트 코베인은 너바나의 ‘Nevermind’의 사실상 마지막 곡 ‘Somethi…
일요일 아침. 묵은 책 냄새 나는 LP레코드 한 장을 꺼냈다. 새로 발견한 못 견디게 좋은 커피 같은 그 음반. 기분 좋게 볕이 든 휴일 아침이면 난 이 음반을 틀고 싶다는 일념에 눈 비비며 비틀댈 테니까. 미국의 가수 겸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의 공연실황 음반 ‘Weekend in…
추억을 돌려보자. ‘동남아 순회공연을 방금 마치고 돌아온’만큼이나 한국적인 경력 자랑 수식어는 ‘3집 가수’ ‘5집 가수’였다. 한때 우린 신승훈 1집, 김건모 2집, 서태지와 아이들 3집에 열광했다. 근데 서구에서는 몇 번째냐가 강조된 ‘1집’ ‘2집’ 대신 ‘The Dark S…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 미국 주간지 ‘LA위클리’는 대담한 시도를 했다. 참가하는 모든 음악 팀에 대한 기대치를 1등부터 꼴찌까지 매겨 기사로 공개한 거다. 천재 싱어송라이터 수프얀 스티븐스는 거기서 최하위권인 88위에 그쳤다. 그가 작년에 낸 앨범 …
지난주 토요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에 있는 음악 바 ‘곱창전골’에 갔다. 신중현, 김정미 같은 우리나라 옛날 팝을 맘껏 들을 수 있어 해외 팝·록 음악인들도 즐겨 찾는 곳. 이날 내가 간 곳은 정확히 말하면 곱창전골의 골방쯤 되는 자매 바(bar) ‘코스모스’다. 거기서 이날…
큰 키에 깡마른 몸매, V자로 치켜 올라간 눈썹, 개구쟁이처럼 시니컬한 말투…. 내 옆에 앉은 건 영락없이 테일러였다. 테일러 스위프트. 26세의 나이에 그래미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두 개나 가졌고 모든 앨범을 각각 400만 장 넘게 팔았으며 포브스지(誌) ‘최고의 여성 파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