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 실습과 학과 멘토링, 교육 봉사 등을 자주 다니다 보니 중학생, 고등학생 아이들과 자주 마주칠 일이 많은 환경에 놓여 있는데, 1학기 기말고사 결과를 보고 학원을 더 늘려야 할지, 과외라도 받아야 할지 고민이라며 연락을 주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이 오직 사교육 뿐일까? 며칠 동안 고민을 하던 중에 교육부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됐다. 바로 사교육비 경감 및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현직 교사와 대학생이 참여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화상튜터링’ 서비스 관련 소식이다.
EBS 화상튜터링은 현직 교사 멘토와 대학생 멘토가 중학교 3학년 학생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서비스이다.
주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학과 영어 학원이나 인강을 수강하지 않는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수학, 영어 사교육 비중이 높은 편이다. 나 역시도 학원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내신을 대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학과 영어 학원을 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러한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한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 같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학생은 학습 관련 질문을 할 수 있고, 학생과 매칭된 멘토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다. 즉,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키우는 취지에서 마련된 서비스이다.
따라서 학생이 질문을 하기 전에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 수준을 알아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자기가 무얼 모르고 아는지, 상태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사전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이 스스로 학습 수준을 알아보고,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적절한 EBS 강좌를 추천 받고 나면 멘토와 함께 상담하며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그리고 EBS 교재와 강좌로 공부하면서 모르는 개념이나 문제를 멘토와의 화상 튜터링 시간에 해결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때 단순히 개념이나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멘토가 학생 개개인에 맞춰 맞춤형 지도 방안을 디자인하고 설계한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멘티 학생 역시 자신에게 딱 맞는 학습 방안을 전달 받을 수 있다.
선행 학습이 아니라 현행 학습에 집중하는 게 EBS 화상튜터링의 목표다. 따라서 현재 학년의 학습 내용을 학생이 꼼꼼하게 이해했는지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지금 배우고 있는 과목을 차근차근 공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EBS를 통해 공부하는 만큼, 학생들이 무료로 학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사교육과 비교해 경제적인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튜터링 기간은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로, 멘티 학생들은 총 48회 차의 튜터링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나와있다.
나도 학교에서 교직이수를 하면서 몇 년 동안 중학생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교육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학교를 가지 않는 공강 날이나 방학 때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진로 멘토링을 2년 동안 해 왔기 때문에 무척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아 멘토로 참여하겠다고 신청했다.
멘토가 되고 싶으면 함께학교 누리집을 찾아가면 된다. 스터디카페 항목을 눌러서 화상튜터링 항목으로 접속하면 된다. 이름, 생년월일, 주소 등의 기본적인 인적사항, EBS 아이디, 소속 대학 및 학과를 기입한다. 재학, 혹은 휴학증명서도 첨부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게 좋겠다.
그 다음으로 일반고, 외고, 과학고 등의 출신 고등학교 종류를 입력하고 학생부종합, 교과전형, 정시 등의 입학 전형을 기입한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중 멘토링을 희망하는 학년과 수학, 영어 중 가르치길 희망하는 과목을 정한다. 기초, 기본, 심화 과정 중 어느 난이도의 수업을 진행하고 싶은지, 쓰고 싶은 교재는 무엇인지, 수업 가능 시간 등을 입력하면 신청할 수 있다.
지원사유와 각오도 함께 작성해야 한다. 나는 교육봉사를 통해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과 교생 시절의 경험, 학창 시절에 EBS의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풀어서 정리했다. 참고로 교육대학, 사범대학 학생이나 교직이수 과정의 학생, 멘토링 경험이 있는 사람, 수학, 영어 관련 전공자, 봉사활동 실적이 많은 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한다.
멘티 신청도 함께학교에서 할 수 있다. 만 14세 미만의 경우는 보호자 동의서 제출이 필요하다고 하니, 튜터링 참여 가이드 항목에서 참고할 수 있다. 멘티 신청을 위해서는 학교명, 학교, 반, 이름이 정확하게 표기된 학생증, 성적통지표, 성적증명서, 재학증명서 중 하나를 제출해야 한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과 더불어 EBS 아이디, 이메일, 소속 학교와 소속 지역, 소속반, 학부모 이름과 연락처, 희망 과목과 학습 수준, 수업 가능 시간과 대학생, 교사 중 희망하는 멘토, 희망 수업 방식, 지원사유 및 각오를 적으면 신청할 수 있다.
간단한 전화 면접을 거친 뒤 멘토로 선발되었다.
내게 배정된 멘티는 총 세 명인데, 얼마 전 첫 수업을 해보았다. 자기소개 시간을 통해 멘티가 희망하는 대학, 진로, 지금의 고민 등을 간단하게 나눠보며, 중학교 3학년인 멘티가 다음 해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약간 긴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영어 과목을 맡고 있는데, 멘티가 영어 문법과 독해가 어렵다고 하여서 최대한 영문법의 기초를 되짚어주면서 단단하게 다지는 방향으로 수업을 설계해야겠다고 의논했다.
정확한 수업 디자인을 위해 EBS의 AI 단추 시스템을 활용했고, 30분 동안 학생이 레벨테스트를 마쳤다. 테스트 결과를 함께 살펴보며 멘티의 학습 수준에 맞춰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계획을 정리하고 교재를 정해보았다.
다음 시간이 되기 전에 멘티가 교재를 마련해서 교재에 맞춰 개설된 EBS 강의를 듣고 질문 노트를 작성해 오기로 했는데, 멘티가 모르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이해줄 수 있으니 맞춤형으로 코칭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단순히 문제 풀이 뿐만 아니라 멘티가 궁금한 대학 입시 이야기나 대학 생활과 관련된 궁금증도 해소해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나 역시도 설렌다.
내신 성적이나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일단 학원이나 과외를 더 늘려야 하나 고민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다. 교생 실습에서 아이들과 상담을 진행하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나 역시도 학창시절에 내신 성적을 올릴 방법이 뾰족하게 떠오르지 않아 사교육을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 같다.
대학생이 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답은 자기주도학습에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취약하고 어떤 개념을 잘 모르는지를 알고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학습 방법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 바로 ‘나의 현재 학습 상황 파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이 모르는 것에 확실히 집중해서 문제 상황을 해결하고, 앞으로의 학습 방법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EBS 화상 튜터링이 학생들에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중3, 고1 멘티의 추가 모집 기간이 7월 26일까지라고 한다. 화상 튜터링 대상은 사업 참여 중인 12개 시·도 교육청(서울, 부산,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제주)이라고 하니 아직 신청을 하지 못했거나 화상튜터링에 관심이 생긴 학생이라면 어서 신청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