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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공표한 직후 낙태 권리 단체인 ‘에밀리스 리스트’와 ‘리프로덕티브 프리덤 포 올’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낙태권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의 주요 의제로,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에밀리스 리스트는 낙태권을 지지하는 민주당 여성 정치인 선출을 목표로 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다. 이 단체는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 2000만달러(약 277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올해 낙태권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했으며, 지난 3월 미국 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낙태 전문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2022년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 무효화와 미국 남부의 낙태 금지 법안들을 ‘의료 위기’로 규정하고 “낙태 권리는 개인의 자유 의지”라고 강조해 왔다. 지난 2월엔 조지아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자신의 신념이나 종교를 포기하지 않고도 정부가 개인의 신체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 논란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언론들은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낙태권 분쟁에서 이미 중요한 인물로 자리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올해 대선에서도 낙태권이 유권자들의 투표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합주인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에서는 낙태권 관련 투표가 예정돼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한편 낙태 반대 운동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을 지속했다. 낙태 반대 단체인 에스비에이프로라이프는 해리스 부통령을 ‘낙태 황제’라고 비난하며 이번 선거에서 8개주에 9200만달러(약 1276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