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도 ‘채 상병 특검법’ 정국…‘강 대 강’ 대치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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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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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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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오른족) 옆으로 투표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진 김재섭 의원이 지나가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는 7월 임시국회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문제를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점과 채 상병 1주기(7월19일)의 국민 여론, 여당의 전당대회(7월23일) 결과 등은 서로 맞물려 재의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국민의힘 불참 속에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우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1대 국회에 이은 두 번째 거부권 행사는 그 자체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재의결 시 여당 의원들의 표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행법상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특검법이 지난 5일 정부에 이송된 것을 감안하면 처리시한은 오는 20일까지다. 다만 19일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이기에 대통령실은 가급적 이를 피하는 방향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에 근접해 이뤄지면 반대 여론이 최대치로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이르면 9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법이 문제가 있음을 단호히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른 시기 거부권을 행사하는 시나리오다.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건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법을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경북경찰청은 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야권은 바로 재의결을 추진하기보다 여론전을 우선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 여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릴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7일 “9일 거부권이 행사되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11일 본회의가 열리면 비판 목소리가 분출될 것”이라며 “13일에는 (채 상병 관련) 장외집회도 예정돼 있는데, 향후 이런 일정들을 소화하며 거부권 정국에서 국민 목소리를 들으려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오는 8∼11일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등을 고려하면 대통령실이 오는 16일 열리는 정기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에는 재의결이 신속히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 야권은 그간 채 상병 사건과 관련된 통화 기록이 발생으로부터 1년 뒤 말소된다는 점을 들어 “순직 1주기 전에 특검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야권이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시기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오는 20일에는 국회에 접수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원’ 시한이 끝나 최종 동의 규모가 공개되고, 본격적인 국회 처리 수순에 들어간다. 23일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치러진다. 이 과정에 여권 내 분열이 생긴다면 ‘표 이탈’을 유도하려는 야권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야권에서는 여당의 전당대회 결과까지 지켜보고 특검법을 재의결하거나, 8월 임시국회로 넘기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서는 (당대표) 후보들에게도 채 상병 특검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이 일종의 ‘킬러문항’처럼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은 곤혹스러움이 이미 국민의힘에 넘어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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