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몇 달에 걸쳐 편지를 주고받았고 그 결과 첫 흑인 아이 캐릭터 ‘프랭클린’이 등장한다. 흑인은 수영을 하지 못하거나 물에 뜨지 않는다는 믿기 어려운 속설과 편견을 위트 있게 반박했다. 흑인 역시 미국 시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베트남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성숙한 사람들이 서로를 설득하고 의견을 모으는 태도를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
얼마 전에 벌어진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왜 꼭 출근시간에 시위를 하느냐”며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과 똑같은 일을 미국의 장애인들은 몇십 년 전부터 했다. 미국의 주동자 주디 휴먼은 뉴욕의 한복판 매디슨 애비뉴를 막는 시위를 했다. 휴먼은 “장애는 사회가 장애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실패할 때만 비극이 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버스 기사가 휠체어에 안전벨트를 채우느라 시간을 끌어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친애하는 슐츠 씨>는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변화를 바라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글이다. 유료 구독으로 유지되는 매체 <오터레터>에 발행된 글을 모아 정리했다고 한다. 박상현 지음/어크로스/384쪽/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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