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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해로 망가진 21억짜리 금산 파크골프장. 금산군은 자연상태로 원상 복원하자는 시민단체의 요구와는 달리 전체 54홀 중 45홀은 잔디가 살아있다며 복구해 사용하기로 했다.
 수해로 망가진 21억짜리 금산 파크골프장. 금산군은 자연상태로 원상 복원하자는 시민단체의 요구와는 달리 전체 54홀 중 45홀은 잔디가 살아있다며 복구해 사용하기로 했다.
ⓒ 장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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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군수 박범인)이 개장도 하기 전 물살에 쓸려나간 파크골프장을 사실상 또 복원하기로 해 논란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예산 낭비'와 '탁상행정의 극치'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감사원은 침수가 예상되는 곳에 거액을 들여 파크골프장을 추가 조성한 경위 등에 대해 금산군에 세부 자료를 요청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수해로 사용이 어렵게 된 봉황천 파크골프장(금산군 제원면 수당리 986-1 일원)과 관련해 "전제 54홀 중 기존에 조성한 18홀은 오는 9월 충남장애인체전 때 장애인 파크골프 경기를 위해 금산군에서 복원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신규 조성한 36홀 중 9홀은 훼손이 심해 복구가 어렵지만, 나머지 27홀은 잔디가 살아 있어 금산군파크골프협회에서 자력 복구하고 있으며 군 예산은 투여하지 않고 필요시 장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17일) 오전 박 군수가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이 같은 추진 계획을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전체 54홀 중 18홀은 장애인체전을 위해 금산군이 복원하고 군 예산도 투입된다. 다만, 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예산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27홀은 파크골프협회 스스로 힘으로 복구하되 필요한 경우 군이 장비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상습침수구역에 파크골프장 확장공사로 예산을 낭비하고도 사실상 개장을 위해 복원을 하겠다는 취지다. 

18홀은 금산군이 복구... 27홀은 파크골프협회 자력 복구? 
 
 수해로 망가진 금산 파크골프장.
 수해로 망가진 금산 파크골프장.
ⓒ 장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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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파크골프장은 준공 당시 18홀이었는데 올해 들어 기존 파크골프장 인접 부지에 있는 야구장, 인라인 롤러스케이트장에 파크골프장 36홀을 추가하는 확장공사를 벌였다.

인근 주민들과 지역 시민단체가 나서 "매년 호우가 올 때마다 침수가 반복되는 곳에 확장 공사를 하는 것은 탁상행정이자 예산 낭비"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6월 말 준공된 파크골프장은 모두 54홀 규모에 주차장 150대, 화장실 등 기반 시설을 갖췄다. 확장공사에만 모두 21억 8600만 원(국비 6억 원, 군비 15억8600만 원)이 사용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집중호우가 내리자, 지역 시민단체의 우려대로 개장도 하기 전에 잔디가 누런 토사와 자갈로 덮였고 시설물은 대부분 떠내려가 무용지물이 됐다.

감사원, 금산군에 파크골프장 세부 자료 요청... 정식감사 여부 주목
 
 수해로 망가진 금산 파크골프장.
 수해로 망가진 금산 파크골프장.
ⓒ 장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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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상습침수구역에 확장공사를 한 경위 등에 대해 금산군에 세부 자료를 요청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며칠 전 감사원에서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자료 제출 요구는 감사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사전검토 작업이다. 감사원이 이후 정식 감사로 이어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민단체는 금산군이 사실상 파크골프장 복원에 나서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성수 금산인삼살리기운동본부 사무처장은 "금산군이 해서는 안 될 공사를 벌여 예산을 낭비하고도 협회의 자력 복구라는 해괴한 방식으로 또다시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라며 "예산 낭비의 극치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통해 예산 낭비의 책임을 묻고 하천 부지를 갈대숲이나 수생식물로 조성해 철새가 살던 원래 상태로 되돌리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그:#금산군, #파크골프장, #상습침수, #예산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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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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